흡연

4/18/2026 • 생각, 건강

일하다 보면 한 시간에 한 번쯤은 자리에서 일어나게 된다.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우고, 휴대폰으로 쓸데없는 유머글을 몇 개 보다 들어온다. 나는 그 시간을 늘 리프레쉬라고 생각했다. 막히던 문제가 조금 풀리는 느낌도 있었고, 오래 앉아 있던 몸과 머리가 잠깐 환기되는 기분도 있었다.

그래서 오랫동안 담배를 스트레스 해소 도구라고 생각했다.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정말 큰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은 며칠에 한 번 있을까 말까다. 나머지는 그냥 핀다. 스무 살에 처음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고, 그때부터 거의 하루 한 갑이었다. 하루 스무 번, 한 번에 5분 정도씩 밖으로 나간다고 치면 대략 한 시간 반이다. 그 시간이 쌓여 내 하루가 되었고, 습관이 되었고, 어느새 이유를 잘 설명하지 못하는 반복이 되었다.

최근 알렌 카의 책을 읽으며 가장 오래 남은 문장은 이것이었다. 금연은 포기가 아니라 되찾는 것이다. 이 문장이 마음에 남은 이유는 단순하다. 나는 담배를 끊으면 무언가를 잃는다고 생각해왔지만, 실제로 내가 잃고 있는 쪽은 늘 나였기 때문이다. 시간, 돈, 집중력, 건강, 그리고 자기통제감 같은 것들.

물론 아직도 두렵다. 담배를 끊으면 오래 앉아 있기 더 힘들어질 것 같고, 일이 막혔을 때 지금처럼 한 번 나갔다 오는 식의 리셋도 사라질 것 같다. 혹시 집중력이나 창의력까지 떨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막연한 불안도 있다.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, 이 두려움의 대부분은 경험이라기보다 상상에 가깝다. 나는 담배가 정말로 내 집중력을 높여줬는지, 아니면 단지 심심함과 답답함을 잠깐 덮어준 것인지 정확히 모른다.

한 가지는 분명하다. 나는 담배를 좋아해서 피우는 사람이라기보다, 없으면 허전해서 피우는 사람에 더 가깝다. 담배를 피우는 순간 대단한 기쁨이 있는 것도 아니다. 잠깐 비워지는 느낌, 잠깐 리프레쉬 되는 느낌이 있을 뿐이다. 술을 마신 뒤의 담배는 아직도 특별하게 느껴진다. 그때는 이성적인 생각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고, 그 위에 담배까지 얹으면 하루가 끝난 듯한 만족감이 따라온다. 하지만 그걸 제외하면 대부분의 담배는 특별하지 않다. 그냥 내 하루 사이사이에 박혀 있는 작은 루틴일 뿐이다.

그래서 요즘 내가 흡연과 금연 사이에서 실제로 비교하는 것은 기호가 아니라 가치다. 담배를 계속 피우면 나는 계속해서 하루 한 시간 반을 내주게 될 것이다. 냄새와 건강, 돈 문제도 그대로 남을 것이다. 반대로 끊는다면 그 시간으로 더 나은 개발자, 더 나은 사업가가 되기 위한 일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. 적어도 더 재미있는 경험을 할 여지는 생긴다.

나는 누군가에게 금연을 권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. 이 글은 조언이 아니라 고백에 가깝다. 나는 아직 담배를 완전히 정리한 사람도 아니고, 금연을 거창하게 선언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. 다만 예전보다 한 가지는 더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.

금연은 포기가 아니라 되찾는 것일 수 있다. 적어도 이제는 내가 무엇을 잃고 있는지는 알 것 같다.